이민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큰 결단입니다. 더 나은 삶, 더 자유로운 환경, 새로운 기회를 기대하며 떠나지만, 막상 정착하고 나면 “그때 그 결정, 하지 말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민 후 알게 된 하지 말았어야 할 결정들을 진솔한 경험담과 함께 소개하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전하고자 합니다.
준비 없이 떠난 결정, 현실은 달랐다
이민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한국보다 교육, 주거, 복지 면에서 나은 환경을 기대하며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다양한 국가로 떠나곤 합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때로는 환상이었고, 그 환상 위에 내린 결정은 큰 후회를 남깁니다. 가장 많이 들려오는 후회 중 하나는 ‘너무 준비 없이 떠났다는 점’입니다. 언어는 현지에서 익히면 되겠지, 직업은 가서 구하면 되겠지, 집은 일단 옮기고 나서 정리하면 되겠지… 이러한 ‘막연한 낙관’은 이민 초기에 거센 현실의 파도로 되돌아옵니다. 영어를 못 해 기본적인 업무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운전면허나 의료 시스템조차 생소해 일상 자체가 위기였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제로 한 이민자는 “현지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었는데, 증상 설명조차 못해서 응급실에서 소리 지르며 울었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국내에서의 직업 경험이나 자격증이 현지에선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직장도 없이, 언어도 미숙한 상태에서 적응을 시작하려니 ‘왜 이렇게 성급하게 떠났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민은 단순한 이사나 여행이 아닙니다. 체류 자격, 생활 인프라, 사회 문화, 교육 시스템, 의료체계, 세금 제도 등 복합적인 준비가 요구됩니다. 준비가 부족하면 기대는 환상이 되고, 환상은 쉽게 무너집니다.
감정적 선택, 갈등에서 도망치듯 떠난 이민
이민 결정에는 분명 긍정적인 동기가 있을 수도 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도피성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치열한 경쟁, 가족 문제, 한국 사회에 대한 피로감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민을 택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 결정이 ‘도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새로운 나라에서도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A씨는 한국에서의 반복적인 야근, 상사와의 갈등, 무기력함으로 인해 결국 캐나다 이민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민 후에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 고립감, 낮은 사회적 지위였습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1년 이상 집에만 머물게 되었고, 말도 통하지 않아 타인과 단절된 생활을 하다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그는 “도망쳐 나왔지만 결국 문제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라고 고백합니다. 문제는 장소가 아니라, 내가 그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가느냐입니다. 감정에 치우친 이민은 일시적인 해방감을 줄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진 못합니다.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내리는 결정은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민을 고려할 때는 단기적 감정이 아니라, 장기적 계획과 냉정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문화적 환상과 실제의 괴리
많은 이민자들이 후회하는 또 하나의 결정은 ‘문화적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간과한 것입니다. 특히 ‘외국은 개인의 삶을 존중해준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란다’, ‘경쟁이 덜하다’ 등의 이미지는 매우 자주 반복되는 신화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지에 살게 되면, 그 나라의 문제 또한 고스란히 겪게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캐나다의 공교육은 자율성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모의 관여와 관리 없이는 학업 수준이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고, 총기 문제나 약물 오남용 같은 위험 요소도 존재합니다. 또한 사회 구성원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인종차별이나 무의식적인 배제감도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로 호주로 이민 간 B 씨는 “한국보다 덜 피곤한 삶을 원했지만, 차별을 당하고 나서 느꼈다. 여기도 결코 이상향이 아니라는 걸.”이라고 말합니다. 문화는 단순히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다름’입니다. 그 다름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적응보다는 충격이 앞섭니다. 이민 전 머릿속에 그리던 완벽한 시나리오는 현실에서 그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여기선 더 행복할 거야’라는 막연한 이상화는 강한 좌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민은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정입니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고, 감정이 아닌 준비와 현실 인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때 하지 말았어야 할 결정”이라는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 냉정한 비교, 계획적인 실행, 그리고 자기 내면과의 솔직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이민을 고민 중이라면, 꼭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어디로부터 도망치려는 걸까?”, “이 결정에 충분한 근거가 있을까?”, “준비는 되었는가?” 후회 없는 선택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